이화여자대학교 스크랜튼대학

게시판

뉴스

2016.8 『YTN 사이언스』 '트라우마' 치료 약물 개발됐다

  • 분류 : 융합학부 뇌·인지과학전공
  • 작성일 : 2016-08-25
  • 조회수 : 3356
  • 작성자 : Scranton


[YTN 사이언스] '트라우마' 치료 약물 개발됐다



[앵커]
사고, 폭력, 재해 등을 겪은 후 비슷한 경험을 했을 때 과도하게 불안해하는 질환을 외상 후 스트레스(PTSD), 또는 트라우마라고 하죠.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한국사회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의 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개발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신 이화여자대학교 뇌인지과학과 김지은 교수와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이른바 트라우마 약물을 찾아내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연구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공포기억 소거와 관련하여 효용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약물로서 N-아세틸시스테인입니다. 먼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의 최석우 교수님 연구팀에서 본 약물을 동물에서 시험을 하였고, 공포기억의 재발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동물실험에서의 결과를, "사람에서도 과연 그러한지," 확인하는 연구를 중개 연구라고 하는데요. 저희는 이러한 중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PTSD란 어떤 질환이며 어떤 증상들이 일어나게 되나요?

[인터뷰]
교통사고, 범죄 피해 등과 같이 생명이 위협을 받거나 심각한 신체의 상해를 겪게 되는 경우, 또는 이를 목격하는 경우, 아니면 가족과 같이 가까운 사람에게 이러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나 특수하게는, 경찰관이나 소방관과 같이 직업상 이러한 내용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경우에는 이러한 트라우마를 마음 속이나 꿈속에서 반복적으로 재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사건을 상기시키는 상황을 회피하게 되거나 과도한 불안 증세를 지속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심리적 외상을 겪은 사람이면 직후에는 누구나 일부는 경험할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증상이 일정 기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큰 고통을 야기하고, 정상적인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을 방해할 경우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라고 부릅니다. 기존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약물이라고 딱히 말할 수 있는 약물은 없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주로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개발된 약물을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환자의 우울 증상 경감이나 불안 증상 경감을 위해서 사용해 왔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치료법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어떻게 치료하게 되는 건가요?

[인터뷰]
예를 들어 "공포기억"은 이러한 새로운 안전한 경험으로 인해 "소거"가 되어야 합니다. 다만 소거된 공포기억도 여러 가지 이유로 재발할 수가 있습니다. N-아세틸시스테인은 신경전달경로에 작용을 해서 공포기억이 잘 소거되도록, 또 재발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기존 치료법은 어땠으며, 새로 개발하신 치료법은 어떠한 차이점이 있나요?

[인터뷰]
지금은 아직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는 없고 먼저 건강인에서 공포기억을 얼마나 잘 소거시키는가와 관련된 예비 실험에서는 N-아세틸시스테인을 사용했을 경우 공포 기억 재발 방지 효과가 위약 군에 비해서 약 15~20% 높았습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환자에게도 비슷한 정도의 효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존에 가래 용해제로 사용되던 약물이었다고요. 그렇다면 이 N-아세틸시스테인에 주목하고, 새로운 효능을 밝혀내신 계기가 있다면요?

[인터뷰]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일단 동물 실험을 하는 연구팀에서 효용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조건에서 반복된 실험에서 같은 효과를 내었고요. 또 사람에서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그 양상은 반대라고 할 수 있지만, 쾌락의 기억을 잘 소거하지 못하는 병이 중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코카인 중독 등 약물 중독 환자에서 N-아세틸시스테인을 사용하여 효과를 보았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즉 특정 기억을 소거하는데 여러 증거가 있었다는 것이고,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하여 N-아세틸시스테인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사용되어 오던 약물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검증되어 있다는 점이 임상시험을 수행하기로 결정하는 데에 큰 기여 요인이 되었습니다.

[앵커]
이번 연구가 PTSD를 앓고 있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그렇다면, 실제 환자들에게까지 상용화가 되기까지는 얼마나 예상하십니까?

[인터뷰]
식약처 승인 등이 선행되어야 하기에 단기간에 상용화가 가능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를 앞당기는 데에는, 우리나라 제약회사에서 국내 기술과 국내 연구자들의 특허에 기반한 기술개발과 신약 재창출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면 좀 더 빠르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번 연구 결과, 다른 질환이나 질병에도 적용이 가능할까요?

[인터뷰]
넓게 보아서는 쾌락기억과 관련된 약물 중독, 도박 중독, 인터넷 중독 등에도 효과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따른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쁜 기억과 관련되어서는, 고소공포증을 비롯한 공포증에도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번 연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연구하실지 그 방향이 궁금합니다.

[인터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는 "실험실적 상황"에서의 시험입니다. 말한 대로 약한 자극을 주고 그 자극에 대한 나쁜 기억이 없어졌는지 보는 실험인 것입니다. 아무래도 현실과 실험실적 상황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험실을 벗어난 상황에서도 환자한테도 비슷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진행하려고 하고 있고, 이 또한 연구자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상태입니다.

[앵커]
이번 연구 앞으로 가상현실을 활용할 경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의미이며 가상현실은 어떻게 활용되게 될까요?

[인터뷰]
맞습니다. 가상현실치료는 일종의 인지행동치료법인데 노출치료를 할 때 가상현실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현재에도 고소공포증 등을 치료하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상현실에서 초고층 높이의 빌딩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는데, 이 때 복식호흡 등을 통해 불안을 가라앉히고 잘못된 자동사고를 교정하게 됩니다. 이러한 인지행동치료를 할 때에도 N-아세틸시스테인 등을 보조 치료제로서 활용할 수도 있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물론 먼저 이와 같은 임상시험이 선행되고, 이후 식약처에서의 관계 부처 검토 및 승인 등 엄밀한 단계를 밟아야 할 것입니다.

[앵커]
이번 연구가 N-아세틸시스테인이 공포 기억을 소거하는 약물이라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약물이 사람의 감정을 제어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부작용은 없을까요?

[앵커]
글쎄요. 근데 이 약물은 오랫동안 사용되던 약물이어서 특별한 부작용은 아직은 보고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안정성이 확보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사람의 정신세계를 약물이 제어하는 문제는 신경 윤리학과 같은 여러 인문학자 같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이화여자대학교 뇌인지과학과 김지은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